우연히 보게 된 티벳 수도원의 도서관
커뮤니티에서 어느 티벳 한 수도원 도서관에 대한 소개 글을 보았다.
그저 짧은 글 한 줄과 어둡고 흔들리는 영상일 뿐이었는데, 그 장대하고 전부가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모습에 난 한순간에 확 매료되어 버렸다.
잠깐의 짧은 검색으로도 그 도서관의 존재는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티벳 사캬 수도원과 도서관.
사캬 수도원
사캬 수도원은 티베트 불교 사캬파의 중심지이자,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으로, 1073년에 설립되었다. 이 수도원은 티베트 불교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13세기에는 원나라의 후원을 받아 티베트 지역을 통치하기도 한 수도원이다.

실제 모습은 아래 사진들과 같다.



사캬파는 티베트 불교의 주요 종파 중 하나로, 11세기 티베트의 사캬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사캬’는 티베트어로 ‘회색 토양’을 의미하며, 이는 사캬파의 기원지인 사캬 지역의 지형적 특징에서 유래한다.
사캬파는 특히 학문과 수행의 균형을 중시하며, 교리와 실천을 함께 강조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종파는 ‘라마 전통’을 통해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가르침을 전수하는 방식을 중요시하며, 이러한 전통은 사캬파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또한, 사캬파는 몽골 제국의 후원을 받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최초의 티베트 불교 종파로 알려져 있다. 13세기에는 몽골의 후원 아래 정치 권력을 손에 넣었으며, 이는 티베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간주된다.
사캬파의 사원들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색채로 유명하다. 특히 사캬파 사원의 벽은 붉은색, 흰색, 검은색의 삼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문수보살, 관음보살, 금강을 상징한다. 이러한 색채는 사캬파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캬파는 내부적으로 오얼, 공가, 차얼 세 개의 지파로 나뉘며, 각각 리카제, 남서쪽의 오얼사, 산남 공가의 도지단사, 사자 남서쪽의 토단게패사를 중심으로 많은 사원이 건립되었다. 그 중에서도 사자사(리카제 지역 사자현에 위치)는 ‘중국의 두 번째 둔황’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현재 티베트 지역에는 여전히 많은 사캬파 사원과 신도들이 존재하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티베트 지역에 141개의 사캬파 사원이 있으며, 그 중 티베트 자치구 내에는 94개가 있다. 이는 사캬파의 종파력과 신도들이 주로 티베트 자치구 내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사캬파의 고승들은 법회를 집전할 때 특유의 적백흑 삼색의 모자를 착용하며, 이는 사캬파의 전통과 상징을 나타낸다.
사캬파는 티베트 불교의 다양한 종파 중에서도 독특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원(元)나라 때의 티베트 공식 기록물(元朝西藏記錄, 1304~1367)’에 대해서 정리해보면, 이 문서는 대원제국의 황제들이 반포한 문서로, 티페트의 종교,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22점의 원본 문서라고 하는데, 특히 티베트 불교의 여러 종파와 그 지도자들에 대한 황제의 칙서, 티베트 지역의 행정 관리에 대한 지시사항, 경제 및 무역 관련 문서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기록물들은 당시 원나라와 티베트 간의 관계를 상세히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원나라가 티베트 지역을 어떻게 통치하고 관리했는지, 그리고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는데, 이 문서에는 당시 대원제국의 황자들이 티베트를 관리하기 위해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인 사캬파(薩迦派)를 지지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하며, 사캬파는 티베트에서 400년 이상 지속되었던 지방 분권의 시대를 종식시키며 정치와 종교를 합일(合一)시킨 새로운 행정 체계를 도입하였다고 한다.
사캬 수도원 도서관
다시 나의 눈길을 끌었던 사캬 수도원 도서관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이곳의 도서관은 약 84,000권의 고대 필사본과 서적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는 불교 경전, 철학,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담고 있다고 한다.

2003년, 수도원 벽 안에서 숨겨져 있던 이 도서관이 발견되었으며, 일부 경전은 금색 글자와 복잡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특히, 길이가 500피트를 넘는 경전도 있으며, 무게가 50kg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여기에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장서중 5%만이 번역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95%, 전체 8,400권 중의 95%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매우 흥미롭다.
물론, 번역되지 않은 95%의 책에는 티베트 불교의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사캬 디지털 도서관
이러한 고대 문서들을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2011년부터 사캬 수도원에서는 디지털화 작업을 시작했고, 2022년에는 모든 책의 색인이 완료되었고, 20%이상의 디지털화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디지털화 된 자료는 아래 디지털 도서관에서 공개하고 있으며,
디지털 도서관은 아래와 같이 소개 하고 있다.
사캬 디지털 도서관은 고(故) 켄첸 아페이 린포체의 지도 아래 수집된 법보(法寶) 모음집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캬 전통의 중요한 티베트어 저작들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며, 사첸 인터내셔널 및 국제 불교 아카데미와 협력하여 실현되었다. 이러한 문헌들은 처음에는 인쇄물로 제공되었고, 이후 두 개의 DVD에 디지털 형태로 수록되었다. 제41대 사캬 트리진의 조언에 따라, 켄첸 아페이 린포체(1927-2010)는 중요한 경전들을 수집하고 디지털화하며 출판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진정하고 완전한 법의 전승을 보장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린포체는 사캬 전통의 많은 중요한 경전들을 복원하고 출판함으로써, 불교 전반과 특히 사캬 전통에 헤아릴 수 없는 공헌을 했다.

http://sakyalibrary.com/home/index
아래는 사캬 도서관에 대해 잘 소개하고 있는 참고 링크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 티베트의 고대 도서관, 84,000권의 경전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위키피디아 Sakya Monastery
고려 충선왕 이야기
고려의 충선왕은 이 사캬 수도원과 인연이 있는 왕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8156)에 따르면, 고려 충선왕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충선왕은 고려 제26대(재위: 1298, 1308~1313) 왕이다. 1298년(충렬왕 24) 충렬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아 즉위했으나, 왕비 계국대장공주와의 불화 및 관제 개편의 참월함 등이 문제가 되어 같은 해 폐위되었다. 충렬왕 사후 1308년(충렬왕 34)에 다시 왕위에 오른 후 개혁 교서를 반포하고 원에 가서 체재하였다. 1313년(충선왕 5) 왕위를 아들 충숙왕에게 물려준 후에도 고려 정치를 좌우하다가 1320년(충숙왕 7) 원 정국 변동 과정에서 토번에 유배되면서 실각하였다. 1325년(충숙왕 12) 원에서 사망하였다.
여기에서 토번은 티베트 지역을 의미한다.
토번(吐蕃, 티베트어: བོད་ཆེན་པོ)은 티베트고원의 중앙에 성립된 고대왕국으로, 617년 송첸캄포에서 842년 랑다르마에 이르기까지 2백여년간 지속된 티베트 지역 역사상 국력이 가장 강했던 왕조였다. 당나라는 이 시기 티베트에서 존속한 왕조를 ‘토번’이라고 불렀고, 이 명칭이 14세기 중순까지 티베트의 통칭으로 사용되었다. <위키대백과 ‘토번’ 인용>
원나라의 쿠빌라이칸은 대몽골제국을 수립하고, 제국의 스승으로 티벳 사캬파의 고승 팔사파를 스승으로 섬겼고, 쿠빌라이칸 시대에는 제국 영토안에 수많은 불교 사원이 지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고려의 충선왕은 쿠빌라이칸의 외손자였다. 그의 어머니인 제국대장공주는 쿠빌라이칸의 딸으로서 쿠트룩켈미쉬라는 이름을 지녔었고, 아내는 계국대장공주 보탑실련이라는 이름을 지녔었다.
고려의 충선왕은 정실 부인인 계국대장공주가 충선왕이 사랑한 여인인 조비를 음해한 ‘조비무고’사건으로 원에 보낸 서신에 의하여, 토번으로 유배를 가게되었고 그렇게 유배간 곳이 바로 이 사캬 수도원이었다.
이 이야기는 보성 대원사 티벳박물관 관장이신 석현장 스님의 역사칼럼에 잘 소개가 되어 있다.
고려 충선왕이 북경에서 1만 5천리 떨어진 티벳 샤카파 총본산으로 귀양간 이야기
참고 링크 : http://ichn.co.kr/kgs/425
찾아보다보니, 도서관에서 시작했는데 역사의 이런 저런 작은 조각들이 계속 이어진다.
세상은 참 넓고 공부를 해보니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구나. 라고 새삶 깨닫는다.
.淳. <어떤 내용들이 더 나오게 될까? 궁금하다>